2024. 3. 9. 21:33ㆍ경제/경제이슈
나라별 대표적인 주식 지수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코스피, 코스닥
미국에는 다우공업, 나스닥, S&P500
일본에는 니케이
홍콩에는 항셍지수와 H지수가 있다.
이중 올해의 시한폭탄으로 여기는 지수는 H지수이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홍콩증시의 대표 지수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시총을 대표하는 인덱스 지수이고, H지수는 중국 국영 기업들 중 우량기업을 모아놓은 지수이다.
최근에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원금손실 이슈로 굉장히 뜨겁다. 올해에만 4조 원 이상의 대규모 원금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홍콩 H지수 왜 떡락했나?
우리나라로 치면 코스닥 지수가 떡락해서 관련 파생상품이 큰 손해를 봤다는 건데...
최근에 중국 경제가 안 좋다 보니까 중국기업 주식이 폭락을 했고 그래서 홍콩지수가 같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떡락할 만한 요소는 많다. 중국 경제 둔화 외에도 미중 갈등, 미국의 고금리, 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 등 복합적인 이유로 주가가 반토막이 나버렸다.
H지수가 2021년도 12,000 포인트 고점대비 기준 올해 3월에는 5,712을 기록했다.
H지수 떡락한 이유에 대해 정리한 한국은행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H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자료에 따르면,
- H지수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을 크게 받는다.
- H지수는 플랫폼 기업 등 성장주의 비중이 높아 유동성 긴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중국 정부의 경기둔화 부양책은 주로 중국 본토 상장기업들이 수혜 대상이라, 홍콩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이전보다 부정적으로 변화하면서, 홍콩 H지수의 하락폭도 컸다.
- 홍콩 증시가 빈번하게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홍콩 위기설이 제기되지만, 그나마 전반적인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홍콩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중이다.
홍콩의 ELS 상품
홍콩의 ELS 상품들은 H지수가 만기까지 보통 65~70%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정해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 많다. 문제는 이 상품의 옵션인 '녹인'이다.
- 녹인형
- 노녹인형
녹인은 파생상품 기초자산이 미리 정해둔 한계를 벗어나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것이다. 단 1번이라도 홍콩 H지수가 가입 당시 설정한 기준보다 50%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 리스크를 원금에서 부담하는 옵션이 있다. 이렇게 미리 정해둔 한계를 '녹인 배리어'라고 한다. 손실발생 가능 기준으로 수익이냐, 손실이냐를 결정하는 그 기준인 셈이다.
ex)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3년 만기, 녹인 배리어 50%인 상품에 투자한다고 하면 3년 안에 코스피200 지수가 지금의 절반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판단하에 투자를 하게 된다.
홍콩의 ELS 상품들은 이미 50 녹인을 터치했고, 만기 시점에서 지수가 50 미만이라면 말 그대로 원금손실 50%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ELS 상품 관련 내용은 ELS 포스팅을 참고하자)
이번 사태의 파급력
이번 홍콩 H지수 ELS 사태의 파급력은 적지 않을 듯하다. 전체 홍콩 H지수 ELS 규모는 20조 원 수준인데, 이중 올해 상반기 8조 원 규모가 만기 예정이고, 현재 손실액은 약 4조 원 이상으로 집계된다.
더 큰 문제는 홍콩 H지수의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ELS상품을 가입했던 2021년도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홍콩 H지수가 ELS 만기 시점에 설정 당시의 70% 수준인 7500포인트를 웃돌아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은행의 불완전판매인가?
ELS의 같은 경우 증권사가 발행하는 금융상품이지만, 은행 창구에서 대리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은근히 수요가 많은 상품이다. 이번에 3년 전에 출시한 홍콩 ELS가 만기 시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다시 한번 고령소비자 대상 불완전판매라는 테마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해당 상품설명서와 상품구조를 완벽히 이해한 사람은 부담이 없겠지만, ELS 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해서 '이걸 완벽히 이해하고 가입한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ELS 가입시, 일반투자자 고객에게 2일 동안 숙려기간도 의무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만 보고 달려든 사람이 꽤 적지 않은 듯하다.
ELS(주가연계증권)나 ELD(주가연계예금)는 저금리 시대에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라면, 손실 위험은 반드시 존재한다.
상품 설명서에 '단 한 번이라도'라는 문구가 있으면 녹인 같은 옵션이 적용된 상품이고, 손실 리스크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여기서 얻은 교훈은 상품설명서는 꼭 자세히 읽어보고 나에게 진정으로 이득이 되는 상품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자는 것!
지난 2019 DLF 사태와 비슷한 것 같은 기분이다. 잘 모르는 분야일수록 투자는 무조건 신중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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