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글로벌원마켓플러스 환전 수수료 이슈, 대안책 정리

2024. 3. 15. 16:13경제/투자

예전부터 KB증권에서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했는데, 작년 12월에 업그레이드 버전인 글로벌원마켓 플러스가 새로 출시됐다.

근데, 기존 서비스에서 그동안 없던 '환전수수료'가 생기게 돼서 당황스러워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미장 달러 기준으로 포스팅합니다)

글로벌원마켓+ 서비스?

글로벌원마켓 플러스는 국내 또는 해외주식을 살 때, 원화와 외화를 증거금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기존에는 원화로만 주문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미국 주식을 살 때 달러와 원화도 합산하여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외주식 주문 시 바뀐 점

기존 글로벌원마켓에서 글로벌원마켓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달러와 원화를 합쳐 증거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증거금 100% 사용이 가능하다. 24시간 환전이 가능하고, 주식을 팔면 달러로 정산된다.

주식 매도 시 달러로 받거나, 배당금으로 받은 달러 예수금을 새로 계좌에 입금한 원화와 합쳐서 한 번에 거래할 수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주식을 거래할 때 좀 더 편리해진 것 같지만, 기존 글로벌원마켓 서비스에선 없던 환전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

새로 등장한 환전수수료

주식을 매수할 때 달러를 우선 사용하고, 부족한 금액만큼 원화가 자동 환전된다. 이때 원화의 달러 환산은 주문 시점의 실시간 시장 환율을 적용하고, 다음날 자동으로 환전된다.

문제는 원화가 달러로 자동 환전할 때, 환전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주식 주문 시 적용되는 환율은 환전수수료가 포함된 환율로 적용된다.

위 사진이 조금 헷갈려서 아래 표로 정리해 봤다. 주식 주문시점이 주간이면 주간 환전수수료, 야간이면 야간 환전수수료가 적용된다.

기간 24년 3월까지 24년 4월부터
정규시간(주간) 0.5원 / 달러 0.5원 / 달러
정규시간 외(야간) 3원 / 달러 5원 / 달러

KB증권 Q&A에서도 아래와 같이 안내하고 있다. 1달러가 1300원일 때 주간에는 96%(0.5원), 야간에는 60%(5원)의 환율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이를 %로 계산하면 주간에는 0.038%, 야간에는 0.38%의 환전 수수료율에 해당한다.

  • 주간 : 0.5원/1300원 = 0.038%
  • 야간 : 5원/1300원 = 0.38%

예를 들어 야간장에서 10,000달러(1,300만 원) 환전하면 1300만원 * 0.38% = 약 5만 원이 환전수수료로 부과된다.

환전 수수료(스프레드)란?
- 외화를 사거나 팔 때 가격 차이를 말한다.
- 살 때는 '기준환율+스프레드', 팔 때는 '기준환율-스프레드'로 거래된다.
- 환율우대율은 일반적으로 기준환율의 1% 금액을 기준으로 얼마만큼 우대되는지를 의미한다.
- 1,300원을 기준으로 스프레드가 0.5원일 경우, 매수환율은 1300+0.5 = 1300.5원이다.
- 0.5원/1300원 = 0.038%의 환전수수료이므로, 기준 스프레드(1%) 대비 0.038%는 96% 환율우대이다.

미국장 본장(야간)에 주로 매수하던 투자자들은 야간 환전 수수료를 적용받게 되어, 주간 때보다 상대적으로 큰 손해가 난다. 결국 미국 주식 매매 시 제일 싼 환전수수료로 거래하고 싶다면, 정규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사이에 거래해야 한다.

주식을 팔 때도 환전 수수료 발생

글로벌 원마켓으로 미국 주식을 매수 시 환전수수료를 낸다. 이후 미국 주식을 매도하면, 달러로 돌아오고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려면 환전수수료를 또 내야 한다.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할 때의 환전 수수료는, 살 때의 환전 수수료와 동일하다. 즉,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때 환전 수수료도 아래와 같다.

  • 정규시간 : 0.5원/달러
  • 정규시간 외 : 24년 3월까지 3원/달러, 4월 이후 5원/달러

예를 들어 정규시간에 매수, 매도할 경우 10,000달러(1300만 원) 환전 시 10,000달러 * 0.5원 = 5,000원이 계산되므로 10,000달러 환전시 살 때 5천 원, 팔 때 5천원 해서 총 1만 원이 환전수수료로 부과된다.

금액을 더 올려보자. 1억 원(76,923달러) 매도하여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 환전수수료는 다음과 같다.

  • 주간 : 76,923달러 * 0.5원 = 38,462원
  • 야간(내년 3월 말) : 76,923달러 * 3원 = 230,769원
  • 야간(내년 4월부터) : 76,923달러 * 5원 = 381,615원

매섭다 매서워, 힘겹게 얻은 수익이 환전 시간대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수수료로 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능하다면 무조건 주간(정규시간)에 거래해야 한다.

환전수수료가 저렴한 주간에만 이용하면 되는 거 아닐까?

주간 거래(데이마켓)는 정규거래소가 아니다. 'BOATS'라는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된다. 즉, 주간에는 정규장이 아니기 때문에 호가가 적고, 정규장 대비 시장조성자의 참여가 적기 때문에 가격에서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본장 대비하여 매수 매도 호가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 차이는 환전수수료 차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예시) VT, SPY 해외주식 주문창 (2023년 12월 19일 오후 2시경 주간거래 기준)

뱅가드 VT의 호가는 적어서 매수 매도 호가 차이가 0.2% 정도 되는 반면 SPY는 거래가 활발해 매수 매도 호가가 촘촘해서 거래가 용이하다.

그래서 결론은 뭐지?

아래와 같이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1.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는 방법
  2. KB증권에서 수동 환전하는 방법
  3. 타금융사에서 90% 우대받아 환전받고 달러 이체
  4. 최대한 주간에만 이용하는 방법

1.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기

사실 제일 속 편한 방법이긴 하다. 키움이나 나무 등 증권사별로 환율우대 이벤트를 많이 하므로 환전 수수료가 적은 곳을 따라서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면 된다. 환율우대률에 따라 유목민이 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없던 환전수수료 정책이 갑자기 생겨버려서 기존 이용고객들이 괘씸죄로 많이 이동하는 것 같다. 원래 안 내다가 낼 생각하니 아까운 건 사실이다.

2. KB증권에서 수기 환전

글로벌원마켓플러스의 자동환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정규장 들어가기 전에 수기로 미리 달러 환전을 해놓았다가 본장이 열리면 거래하는 것이다.

문제는 KB증권의 수기 환전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 KB증권의 기본 환전수수료는 전신환율의 50% 우대를 기본으로 한다.

3. 타금융사에서 90% 우대받아 환전받고 달러 이체

90% 우대를 해주는 타금융사에서 환전한 다음, KB증권으로 달러를 이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 외화통장에서 90% 우대받고 환전한 다음, KB증권 외화연계계좌(가상계좌)로 이체하면 된다.

4. 최대한 주간에만 이용하는 방법

달러 환전 매매 횟수가 적고 거래량이 많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 서비스가 편리한 것은 사실이니 주간에만 투자해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4번을 선택했다. 매월 SPY 같은 ETF를 적립식 매매하는 정도이고, 항상 이전부터 주간 거래만 하고 있었다. 미국 본장이 한창 열릴 때 자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라진 환전수수료 무료, 아쉽다

그동안 KB증권은 글로벌원마켓 이용 시 환전수수료 무료인 게 큰 장점이었으나, 이게 사라지면서 큰 강점이 사라져 버렸다.

KB증권 입장에서 최근 외화 환율 변동이 급해서 환전에서 오는 부담이 컸을 것이고, 이에 따라 환율 리스크를 축소하여 부담을 줄이고자 환율수수료를 일부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없다 생긴 환전수수료 때문에 타사로 이탈하는 고객들이 발생할 것이고, 마지못해 쓰는 기존고객들도 대우에 아쉬울 것 같다. 야간일 때나, 수기 환전을 할 때도 환율우대를 90% 수준으로 높이면 기존 고객들도 그나마 만족하지 않을까